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붕어 한 수 조행기

주문진항, 오징어 한 축에 1만원, 네댓마리 더 주시는 아주머니의 정감에 고맙습니다


강원도 오대산 가는 국도로 진입하다가는 주문진 가려면, 우회전, 진고개가 나옵니다.
길이 맛있습니다. 올라가다 계곡, 맑음을 즐기고...

주문진항에 도착하면, 마음이 편해집니다.
몇번 가본 곳이라 남의 동네 간 것같지가 않습니다.

꽁치가 60마리에 1만원. 3명이 열심히 구워먹었는데도 한 20여마리나 먹었나 모르겠습니다.

마른 오징어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날도 좌판에서 오징어 한 축을 삽니다.
주문진을 가면, 마른 오징어를 사는데, 대충 비슷한 자리에서 삽니다.
"제일 싼 게 얼마예요? 이거요..."
"만원"
언제나 만원입니다. 몇년전에도 만원.
"좋네요. 먹어볼 수 있나요?"
이미 찢어져있는 오징어를 저두 한 입 먹습니다.
맘에 듭니다.
"두 축 주세요, 먹던 것으로 포장해주세요"
"아녀, 새 것으로 포장함 돼..."
그러시고는 네댓마리를 더 넣어주십니다.
돌아서가는 길에 보니 한 축은 비닐로 완전하게 봉합되어 있지를 않아, 다시 돌아서 한 축마저 포장해달라, 합니다. 차안에 담아가면 냄새가 나기 때문입니다.
"비닐값좀 아끼려고 그랬지"
"아, 그래요..."
오징어가 맛도 있고, 네댓마리를 더 넣어주셔서, 천원을 봉투값이라며 더 드립니다.
굳이 받지 않으시려 합니다.
저도 굳이 내드리고 갑니다.
"그럼 이리 와, 몇 마리 더 줄게"
"아닙니다.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."

기분 좋은 쇼핑입니다.
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주문진입니다.
언제 한번 주문진 가서 하루 자고 먹고 했음, 하는 희망사항이 스치고 갑니다.

나중에 생각해보니 마른 오징어를 파시던 그 아주머니... 몇년 전에도 제가 오징어 살 때의 그 아주머니 같습니다. 한쪽 눈이 정상이 아니었는데, 아마도 그 분에게서 몇년 전에도 오징어를 산 듯합니다.
그 생각에 다다르니 주문진에서 오징어 산 것이 더 훈훈하게 느껴집니다.

한번은 만이천원 부르는 아주머니에게서 깎아서 1만원에 산 적이 있는데,
그 생각을 하니 엊그제 오징어를 산 아주머니가 더 고맙게 느껴집니다.
아, 행복한... 정감을 주시는 아주머니.

다음엔 그 아주머니를 꼭 찾아 사야겠다는 생각. 건강하십시오...



진고개 오르다가 잠시 들른 계곡.



장남 삼아 새우망에 떡밥을 개어서 던집니다. 쉬리는 아니라고 하지만, 쉬리 닮은 물고기가 망에 모이는 재미난 경험, 몇 마리 망에 들어가는 재미남을 느낍니다. 잘 보면 중앙에 새우망.

주문진항.

양옆에 아주머니들이 꽁치, 문어 등을 도열해서 파십니다. 그곳에서 꽁치를 사고 나오면서 오른쪽으로 가다보면 첫번째 정도에 홀로 수레에서 마른 오징어 파시는 아주머니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. 다른 분들은 가게에서 파는데, 그러고보니 이 아주머니만 수레에서 파시는군요...

강릉은 단오제를 하더군요.

산 꽁치를 구워 먹으려고 동료 아버님 산자락 집으로 향합니다. 아버님이 몸도 편칠 않으실텐데 숯불까지 모두 준비해주셨더군요...염치불구하고, 우린 배고픔을 덥니다. 아버님, 건강하십시오...




꽁치에 찌개에 상추에 강원도 된장에... 더할 나위없는 웰빙식품입니다. ^^.. 행복.